인천 송도에 위치한 10공구는 인천 신항 물류단지가 들어설 곳이다.
과거 이곳은 수천만 마리의 도요물떼새가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며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던 갯벌로, 현재에는 10공구를 포함해 1공구부터 11-1공구까지 총 여의도 면적의 16배인 1600만 평 이상이 모두 땅으로 매립되었거나 매립 중에 있다.
작년까지 10공구는 매립 예정이었던 부지로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, 노랑부리백로,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, 검은머리물떼새, 알락꼬리마도요, 붉은어깨도요, IUCN NT(준위협) 등급인 큰뒷부리도요, 마도요, 붉은가슴도요 등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만조 시 휴식을 취할 수 있던 휴식터였다. 하지만, 이 곳 마저도 작년 말 매립이 시작되면서, 올해부터는 이동중인 도요물떼새가 송도에 와서 쉴 수 있는 곳은 더 이상 없다.
도요물떼새들에게 중간 기착지가 중요한 이유는 먼 거리를 쉬지 않고 이동하기 때문이다. 세계 비행 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큰뒷부리도요는 뉴질랜드에서 비행을 시작해 먹지도 자지도 않고, 한국까지 약 9500km를 단 한 번에 날아온다. 이후, 한국에 있는 드넓은 갯벌과 염습지 등에서 휴식과 먹이 보충을 한 뒤, 다시 번식지인 알래스카까지 단 한번도 쉬지 않고 날아간다.
그런데, 이러한 중간 기착지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? 이미 서울 면적의 2/3를 매립 시킨 새만금 갯벌의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. 2006년 물막이 공사를 완료하면서 새만금에 오던 약 20만~30만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은 먹이부족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실종되었다. 이는 한 종의 개체 수를 급감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. 이처럼 10공구도 새만금처럼 매립이 시작되었는데, 올해 뉴질랜드에서 이 사실을 모르고 인천 송도 10공구로 찾아오는 도요물떼세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?